제8회 2011 천진암 울트라 마라톤
(준비)
‘금년들어 풀 3번 했으니 상반기 농사는 끝이다.’생각하고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주동배 총무수석님, 그리고 김진명고문님의 천진암울트라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이 두 글을 본 후 ‘나도 함 해 보자’ 생각하고 천진암 사이트를 열었다.
“나이 20세 넘고 풀 이상 뛰어 본 사람”이면 참가자격이 있다네!
수무 살 넘은지 한참 되고, 풀도 여러 번 뛰었으니 자격은 충분하다. ㅎㅎ
신청일 이후 남은 기간은 12일.
“울트라 전에 5시간주를 두어번 해야한다”고 해서 늦었지만 5월10일에 5시간주(38km)를 한번 했다.
이후 연습도 못해보고 20일까지 테이프링으로 컨디션 조절.
(출발~35km)
6시 출발할 때는 고맙게도 비가 그친다.
신발 끈을 잘못 매어 발이 불편하다. 가다가 여러 번 신발끈을 고쳐 맸다.
20km~35km 사이에는 물 보충할 장소가 없다는 안내에 따라 가다가 수퍼에서 물 한 병을 샀다.
20km 지나 오르막을 걸어오르면서 이종두 감독님, 주동배 총무수석님, 설삼철님과 만났다.
조금 지난 후 한신부님도 합류. 이후 계속 이 감독님을 선두로 하여 6명이 group running.
심한 오르막은 걸으면서 숨을 골랐다. 앞서 간 최효진님은 중간에 따라잡지 못하고 완주 후에 만났다.
구름 속에서 달이 보인다. 그래선지 주위가 깜깜하지는 않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개구리 소리에 귀가 따갑다.
이들도 오늘은 잠을 설치겠다.
(35km~58km)
35km 지점에서 주최 측에서 준비한 애기주먹밥(애기주먹만한 주먹밥에 김을 잘게 설어서 묻혔다)과
따끈한 오뎅국을 마시고 물도 보충하였다.
김진명 고문님이 “1/3이상 왔는데도 시간은 아직 1/3이 지나지 않았으니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 준다.
몸은 점점 무거워진다.
자정을 넘기니 그 요란하던 개구리 소리도 잠잠하다.
긴 오르막 길을 힘겹게 넘으니 이제 반대로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내리막길이 너무 급해서 차라리 길 따라 구를 수만 있다면 그것이 편하겠다.
“즐기면서 달려라”는 말이 생각나서 언덕을 오르면서 우리 6명이 힘내자고 “아! 재밌다!” 소리쳤더니
아무 반응이 없다.(어이! 민망해)
한 밤에 그것도 후미에서 다리는 무겁고 갈 길은 멀고........‘재밌기는 뭐가 재밌어?’
(58km~81km)
58km 반환점에서 장어국밥, 물 보충하고 finish line을 향해 U-turn.
시계는 날자가 바뀌어 5월22일 새벽 3시.
이제 42km만 가면 된다.
뒤에 오는 사람이 10명, 우리가 완전 후미다.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생각으로는 10km 정도 온 것 같은데 5~6km 왔단다.
갈 때 넘은 긴 고개를 다시 넘었다.
(81km~finish)
81km 체크 포인트에 도착하니 이제 남은 거리는 19km.
‘애기주먹밥’과 오뎅국으로 요기를 하고,
출발에 앞서 뻣뻣한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어보지만 별 효험을 못보고 다시 떠난다.
스태프진이 “꼭 완주 하세요” 격려해 준다.
“뒤에 몇 사람 남았나요?” 봉사자들도 철수할 준비를 하는 것을 보니 우리가 후미인 것을 알 수 있다.
오다보니 어느 듯 주위가 점점 밝아온다.
새벽 본지가 언제였던가. ‘새벽이 이렇게 오는구나!’
특별한 새벽을 맞이하는 것 또한 울트라가 주는 선물이다.
꼬꼬 닭이 울더니 산새들의 지저귀는 합창소리가 요란하다.
조금 후에는 장끼가 아침을 알린다.
설 삼철 씨가 해 뜨는 모습을 보고 안개 자욱한 남한강을 배경으로 하여 셔트를 누른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
어느 클럽에서 출전한 선수를 응원 나왔나 보다.
선수 속에 배번 없이 옷 매무새가 말짱하고 생기있는 사람 7,8명이 기진맥진한 선수와 어울려 함께 달리고 있다.
한참동안 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렸다.
가다가 우연히 맞은편 길에서 달리고 있는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들 모두 (고개 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동시에 “화이팅! 힘내세요.”한다.
이것 또한 후미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경이리라.
이제 남은 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저 언덕을 넘으면 될까? 저 앞을 돌아가면 나올까? 몇 번을 되뇌었던가!
더디어 저 앞 네거리에 반가운 거리표지판이 보인다.
와서 보니 "99km"라고 적혀 있다. 드디어.......골인!
[표지판이 왜 이렇게 반가운지! 그리고 왜 이렇게 귀한지?
반환점(58km)이후 돌아오는 도중에는 중간체크포인트(81km)와 “99km"가 전부다]
이감독님과 같이 한 ‘오르막 걷기 주법’으로 퍼지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감독님 고맙습니다.
한신부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큰 부상이 아니길 빕니다.
영원한 해병대 주동배 총무수석님 애쓰시고 수고 하셨습니다.
끝까지 동반주 하여 주신 설삼철님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울트라 선배님들(안진순님, 김진명 고문님, 장순동 울트라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인철님 밤늦게 먼 길 오셔서 응원해 주신 성의가 감동입니다.
숯내는 동행이다!
이광희형님의 완주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날 밤 수많은 고개하며 언덕의 주로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는 힘들기만 하였는데, 어제 토달에서 김진명고문님 말씀이
많은 고개와 언덕이 천진암코스를 명품 울트라코스로 만든 요소라고 합니다.
매년 5월 하순에는 꼭 가보아야 할 데가 정해졌네요.
풀코스도 35km지점만 넘으면 아무리 달려도 1km지나는 것이 천리길 같은데
울트라에서 후반전은 어떨까 짐작이 갑니다.
가도가도 끝없는 길,
서로 의지하며 완주하신 회원님들 보기 좋고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형님, 생생한 울트라 완주기 잘 읽었습니다.
날로 일취월장하시는 마라톤이 부러울 뿐입니다.
저도 몇년전 첫 울트라 완주하고, 버스에 오면서 안진순형님이랑 다시는 뛰지말자고 굳은 약속(?)했지만,
1주일도 안되어서 의기투합해서 그 해 하반기 울트라를 도합 세 번이나 뛴 기억이 나네요.
역시나 울트라는 매력이 넘치는 운동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마지막 6Km 정도에 이광희 큰형님 두고 먼저와서 매우 송구했는데 골인하고 얼마되지 않아 바로 들어오시니 진정한 울트라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멋진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너무나도 생생한 울트라 후기에 마치 제가 현장에서 뛴 것처럼 생동감을 느낍니다.
마라토너에겐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이광희
큰 형님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든든하네요.
재미와 감동이 버무러진 후기 읽으니 영화 한편 본 것처럼 흐뭇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큰 형님 넘 수고 많으셨고 동반주하신 이종두 감독님, 한신부님, 최효진님, 주동배 총무님
설삼철님 고생 많으셨단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울트라계의 살아있는 전설 안진순 형님과 장순동님, 언제나 우리 곁에서 배려의
미덕을 보여주고 계신 김진명 고문님께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이광희감사님
감동적인글 숙독했읍니다
형님의 삶 모범으로 삼고싶지만 도저히 용기가아니납니다
오늘 형님의 은혜 받기만하고 ......
형님과의 인연이 저에게는 엄청남 행복입니다
저는 참으로 행운의 사나이입니다
형님의 은덕을 이제야 깨닳았읍니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