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嚴冬雪寒) 엄춘우한(嚴春雨寒) 이라고 할까?
“욕탕에 물 받아 놓았으니, 얼른 씻고 푹 쉬세요, 자 자 자 ‘으이그~’…”
순간 머리에 스쳐 지나는 ‘풀을 뛰니 이런 서비스가 또 있네 그려…ㅎㅎ’
아!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그렸던 순간이던가,
내 몸을 감는 이 따뜻함!
‘좋다, 좋아~’
# 처음으로 생각해 보았다 ‘오늘은 버스를 탈 수도 있겠는데…’
뒤에서 들려오는 일단의 발자국 소리,
5:00이 씌여진 풍선을 달고 교본에서 봄직한 폼으로 멋지게 무리를 이끄는 페메다.
마의 다리 라고도 하는 잠실대교까지는 이 멋진 오빠를 따라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 페메 만큼은 따라가보자, 그래 하나둘 하나둘…’
다리에서 나눠주는 초코파이가 왜그리 반갑더냐.
그 전에 났던 고기굽는 냄새는 어찌그리 먹고싶던지.
#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니, 반팔, 반타이즈에 우비용 세탁비닐도 준비 완료.
아 잠깐, 혹시 모르니 추울걸 대비 팔토씨도 가져가 보자.
‘흐 음, 훌륭한 준비지?!!! 이제 내일을 위해 일찍 자야지’
모닝콜 두 개 맞춰놓고,
칩 운동화에 매어 놨지?음.
낼 입을 옷 모두 꺼내놨지? 팬티/타이즈/셔츠/숯내티/번호표/비닐옷/모자/장갑…으음 zzzz.
# ‘아~유, 비가 진짜로 오네…. 으이C 약간 추운거 같은데 뛸 때 되면 좀 나아지겠지…’
‘좋은 목수가 연장 탓 안하듯, 처음도 아닌데 날씨 탓 하면 안되겠지…’
박승곤/박경순/위경선 형님들과 중간에 만난 박민자 누님과 함께 버스로 이동.
출발전 짐 맡기고 3번출구 아지트에서 서로 격려.
누가 버린 비옷에서 머리부분만 떼어내 모자속에 넣고 머리 방수까지 해본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머리 방수 급조 덕에 그나마 밀려오는 오한을 덜었나보다.
# 뛰면서 알았다.
작은 준비 하나가 큰 차이를 낳았음을.
이런날 긴 타이즈에 바람막이 점퍼를 입었으면 참 좋았으리라.
뛰는 내내 밀려오던 추위와 손발 저림에 반 마비 증상들.
명품은 디테일의 차이라더니,
이런 것들이 고수와 하수의 차이이구나…
회원으로서 기록은 보잘것없다.
아니 누가 될 수도 있다.
“당신 대단해, 그 비를 맞고 다 뛰었어! 이제 풀은 그만해... 그냥 살살해뛰어"
아내의 위로 섞인 말과 함께, 오늘 하루 나를 지켜 주었던
피곤함 몸을 이제 쉬게 해준다.
‘침대가 좋구나… 그래도 끝까지 완주는 했네, 5시간은 안넘었네’,
‘아,, 다리는 왜이렇게 아픈가’
‘다른 사람들은 풀을 뛰어도 별로 안아프다던데…’
Z Z Z Z Z
# 궂은 날에도 주로에 나와 응원의 힘을 주신 클럽의 여러분들,
일면식도 없는데 박수와 힘, 먹을 것들을 챙겨 주신 시민들,
‘힘내세요~, 파이팅~’ 소리에 목이 쉰 학생들,
이 모두가 있었기에, 완주의 기쁨을 누린다.
올해 봄, 뛰는 내내 추웠으나,
하루가 지난 지금, ‘난? 행복하다’
모두에게 감솨~합니다~~ㅋㅋ
제한시간은 다 되가고, 회송버스는 쫒아오고, 몸은 말안듣고.....
그래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네요.
곽노호님, 스릴있게 멋지게 완주하셨습니다.
ㅎㅎ~~ 노호님 !!
그렇게 추웠어요 그러게 긴팔우비를 입어야지...
혹시만날까 생각하며 맨후미에서 출발했는데 앞서가길래 의아했지..
같이가자는소리에 에고~~ 미안 그래도 몸과마음이 건강한 행복한하루였죠...... 김미선.
한 장면 한 장면이 잘 짜여진 콩트같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뛰면서 너무 추워서 손 감각이 마비된 듯 했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라 김창식님, 곽노호님도 마찬가지 였네요...
게다가 저는 목수가 연장 가린다는 탓 들어도 싸지만
운동화를 잘 못 선택해 빗물이 스며들어와 참 고생했습니다.
자나깨나 밑창 조심(go stop 용어 아님)
곽노호님 조속 몸 회복하길 바랍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저도 뛰면서 팔이저려오고 손에 전기가 오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통을감내하며뛰지만 응원하시는 분들은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모든분들께 고마음을 느낀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회원님들이정성담긴 음료을
뒤로하고 달리다 결국 쥐가 저을 덮쳐 5km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