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날씨가 참으로 포근했었고, 운무가 끼여서 
하루종일 햇볕에 그을릴 염려는 없었습니다.

이번 마라톤 참가함에 앞서 완주에 대한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며칠전 찾아온 감기로 밤중에는 기침이 심하여, 감기약을 먹었고... 
대회 하루전날밤은 기침이 나올때마다 헤어드라이(??)를 약하게 해서
목과 배를 따뜻하게 해 주니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또 며칠전 엎어지면서, 다친 무릎정갱이 부분이 부었는지 꽤 아픕니다.

새벽 6시경 -  강남고속터미널행 첫차를 탔습니다. 
버스를 잘못타서 택시로 이동.. 뛰어서..어렵게 어렵게 말톤복장을 갖쳤습니다. 
택시운전사가 마라톤 하기 전에 지치겠다며 농을했고, 
난 준비운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2만여명은 잠실벌을 뛰었습니다. (전부 뛰면 소는 누가 키워? -개콘ㅎㅎ) 
거리 왼쪽길에 가로수는 단풍이 들었는데, 오른쪽은 아직 파랗습니다.
재작년 2008년도는 1주 빨랐음에도 길거리 플라다나스 낙엽들이 뒹굴었습니다.

주자 중 어떤 이는 4-5백미터마다 카메라를 꺼내서 거리 풍경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는 빠른 속도로 앞질러 뛰어 가곤 했습니다. 
홀쭉한 몸매 길쭉한 다리 부럽습니다. - 잘 뛰면 서브3쯤은 할 것 같은 자입니다.

하프까지 그런대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대략 1시간 55분 정도....
25km 반환점을 돌아서 30km지점부터 차츰 힘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 숯내 박승곤님이 미련없이 훽 지나가 버렸고, 
그 페이스메이커의 커다란 풍선이 서서히 멀어져 가기 시작했습니다.

허리통증도 무릎통증도 견딜만 했는데...   속도는 점차 늦어졌습니다.
매 km마다 스톱워치에 기록을 남기면서 보니, 6분30초대.... 
훈련부족이라는걸 절실히 깨닫습니다.  

내려갈 때 거리응원하던 공군부대 사병들이 돌아올때는 더 열렬히 응원하네요.
일요일 푹쉬지도 못하고, 거리응원했던 공군병사들 수고많았고, 고마왔어요. 
또한 이쁜 아주머니 무용수들 열심히 응원해 주심에 감사했습니다. 

뛰면서 중간에 숯내분들 많이 인사나누었습니다.
특히 35km지점 숯내응원부대들... 숯내유니폼을 안입었으니 알아볼 턱은 없고,
김진명누님이 내 앞으로 뛰어가서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감사해요.
좀 지나서 언덕배기 오르다니, 이장희의 "그건너"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따라 부르면서 박수를 치면서 언덕길을 올랐습니다.
"전화를 걸려고 동전 바꿨내 종일토록 번호판과 ... 바로 너 때문이야"

그래도 별로 쉼없이 잠실운동장 골인점까지 잘 뛰었습니다. (4: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