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 - 평택항 마라톤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숯내이름에 먹칠할까봐, 숯내유니폼을  입을까 말까 한참 망설였습니다.
(혹시나 중간에 기권이나 맨 꽁지에 헤맬까봐....)
한번 숯내는 영원한 숯내라고 숯내임원분들이 늘 말씀했었기에....ㅎㅎㅎ

정보에 밝은 김진명 누님께서 어떻게 알았는지,
완주축하 문자메시지를 받고 보니, 이곳에 후기를 남기고 싶어졌습니다. 


평택항 마라톤 대회날... 
하프코스 1시간40분 페매로 참가한 위경선님,
그리고 하프코스 참석한 김용휘님 만나서 반가왔습니다.
잠원동 이동윤원장님도 레이스페트롤로 참석하셨는데 오랜만에 뵈었습니다.

작년 4월 미사리마라톤 풀코스를 끝으로 근 1년6개월만에 다시 뛰는 풀코스.
그 사이 마라톤 대회는 딱 2번 나갔습니다.
작년 태안 청포대 해수욕장 백사장 8km와 올 4월미사리 하프코스.


2008년 충주200km울트라, 그 해 11월 중앙마라톤 풀코스, 대전 계족산 풀코스
등이 허리통증을 서서히 심하게 만들었는데.....
결정적인 원인은 2008년 12월부터  그간 10년간 미루어 두었던
학위논문 때문에 방학동안 논문지에 3편의 논문내고, 또 학위논문 작성하는데,
밤을 세워가며 책상에 앉아서 그해 겨울을 보냈는데,
운동도 안하고, 자세도 안좋고 해서 그랬던지 허리 맛이 완전 가 버렸어요.
그런 와중에 봄철에 채전밭에 삽질을 좀 했더니 허리가 심하게 안좋아졌어요.

 

병원에 진단결과 선천성 척추분리증이 원인이라고 했고, 마라톤은 절대 안되고,
수술을 권유했는데, 그 후부터는 제가 판단해서 허리를 관찰하고 재활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오른쪽 엉치가 아팠는데, 이어서 왼쪽 다리에 심한 통증과 다리저림까지 왔었습니다.
왼쪽다리가 마치 고무장갑낀 것 처럼 꺼실꺼실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당시는 이젠 못쓰는 중고품이 되어버렸구나 상심이 컸습니다.


그해(2009년8월중순) 잘못했으면 딸아이 결혼식에 데리고 들어가지도 못할뻔 했어요....
결혼식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걷기도 힘들고, 오래 앉지도 못했었거든요.
(결혼식장에서 허리가 아파서 일어섰다 앉았다 하면, 하객한테도 그렇고, 사돈보기도 그렇고....)
그러나 다행히 결혼식날은 서울까지 운전을 해도 괜찮았고.. 결혼식도 탈없이 잘 치루었어요.
(그래도 불안해서 아침에 진통제를 먹기는 했지만....) 
자우튼 2009년 8월까지 학위논문과 딸아이 결혼문제에 허리아픔이 동반한 복잡한 한 해 였습니다.


그간 꾸준한 헬스와 허리보강을 나름대로 하고 있는데, 장시간 걷거나 장거리 뛰지 않으면
허리엔 별무리가 없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마라톤 후기에 과거사가 너무 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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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마라톤이 올해 처음 풀코스를 신설했기에 뛰고 싶었습니다.
오랜만 뛰는 42.195km - 역시 먼거리라는걸 실감했습니다.
가을햇살에 허벅지가 발갛게 탔네요.
시종일관 세찬 바닷바람을 안고 뛴 것 같았어요.


양쪽 엉치가 조금은 아팠지만,
혹시 허리가 주저앉지 않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네요.


역시 연습부족 때문인지, 허리통증때문인지
후반부에 엄청 속도가 떨어지네요.
전반부는 대충 km당 5분40초~50초정도,
하프지나서 6분30초~40초... 그 이상..
완전 울트라 모드로 변신한 것 같았어요.


이번에 평택마라톤 풀코스는 몇명 안되기에 꼴찌에서
헤매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는데, 꾸준히 뛸 수는 있었습니다.


몇년전에 어떻게 그렇게 빨리(?) 뛰었는지 상상이 안가네요.
역시 정신문제가 큰 작용을 하나 봅니다.


그래도 완주했다는게 기쁘고, 마음이 놓이네요..
대회에 자주는 못나가겠지만, 가끔은 나갈까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