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생각이 정리가 되고, 뛰면 생각을 잊게 된다. (이말 아마도 회장님께 들은 말 같습니다.)
정말 4시간이 넘는 오랜시간 동안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한 것 같은데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1Km씩 지나가는 표지판의 숫자들이 커지면서 태어나 한번도 달려본적 없는 37Km이후의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같이 커져만 갔다.
(3주전 혼자 37Km연습에서 5시간 동안 달리가 걷다가 초 죽음이 된 기억은
달리는 내내 지금의 속도에 대한 의심을 갖게 헀다. 조금 더 천천히 가야되는 것 아니야?)

평소에 응원이라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많은 회의를 갖고 있었다.
막판 언덕, 먼 발치에서 이름을 불러주시는 이병주님을 보는 순간,  다리에 샘솟는 힘을 느끼며, 와락 끌어 안고 싶은 충동이...
혼자 달려온 것이 고작 4시간 남짓 지났을 뿐인데 외롭고, 두렵고, 힘들었나 봅니다.
지금 까지 내 발로만 뛰었던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들이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당겨 주고 있었던 거였다.
마음으로 밀어주고 당겨주는 것이 응원이었구나...

돌아와 따뜻한 욕조에 몸을 누히고, 기분 좋은 고통을 마음껏 만끽하며 승리자의 마음을 누렸다.
마음으로 밀어주고 당겨주신 많은 형님/누님들과 별로 없는 아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부터 full course runner 이시화 올림. ^^

PS. 다음부터 시작과 끝을 같이 해야겠다는 반성도 돌아오는 차에서 했습니다.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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