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관계자님들 수고 마니 하셨습니다. 특히 주로에서 열심히 봉사를 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대회참가전 나름대로 고민을 마니 하였습니다.
여기 부천에서 대전까지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대회에 참가를 할수 있을지...
저는 밤을 새워일을 하는 직업적인 특성때문에 항상 달리기전에 마니 망설이고, 달리다가 중도포기하는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이번대회에 참가하기위해 금요일밤을 새워일을 하고 토요일 해야할 일까지 마치고 나니 오후3시가 조금 넘었네요.
부랴부랴 챙겨놓은 짐을 짊어지고 광명역에서 미리 예약을 한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마음은 벌써 계룡산자락을 달리고 있었지요. 대회장에 도착하니 출발 10분전이라며, 사회자님이 빨리 출발지로 집결을 하라네요. 전투복 갈아입고 나머지 짐들을 보관시키고나니, 바로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지고.... 허겁지겁 정신없이 그냥 출발하는 대오에 휩쓸려 뛰어 나갔습니다.
대전시내를 벗어나 계룡산자락에 접어들어 서서히 따갑던 햇살이 사라지고 계룡산의 풀내음이 시원한 바람에 실려 제몸을 휘감더군요. 잠시후에 나타난 완만한 언덕... 첫번째 유혹이 나타난거지요. 이 언덕을 뛰어넘어? 마음 한켠의 유혹을 뿌리치고 배낭에 미리 준비해간 물병을 입에 물고 한걸음씩 잰걸음으로 걸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우려했던 졸음이 밀려오네요. 이제 20여키로를 뛰었을 뿐인데... 그러나 나의 몸을 맞길 버스정류장의 안락한 의자는 보이질 않고... 호남고속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산길... 더럭 겁이 났습니다. 이산도 못넘고 어느 산길에서 쓰러져 잠에 빠져 자다가 이윽고 저체온으로 세상을 달리하는!!! 이런 무슨 주책맞은 생각을... 이를 악물고 이산길을 넘어가면 분명 나를 반기는 포근한 버스정류장의 긴의자가 나를 반기고 있을것이라고, 스스로 채찍을 가해봅니다. 그길이 얼마나 길고 긴지... 산길을 넘어 드디어 마을에 도착하니 버스정류장이 안보이네요. 그게 있어야 달콤한 잠을 마음놓고 청해볼텐데... 배도 고파오네요. 이윽고 발견한 버스정류장... 허나 마치 체조 평균대 같은 의자, 내몸을 맞기기에는 너무 폭이 좁다. 우선은 그 의자에 앉아 허기진 배를 미리 준비해간 야채죽 한그릇으로 달래고 나니 잠이 밀려 옵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마을회관앞에 고마운 의자몇개... 나란히 정렬하니 내몸 맞기기에 더없이 좋은 잠자리가 되어주었습니다.
나름대로 울트라 몇번 뛰면서 터득한 나만의 비법... 체온을 유지하고 30여분을 잠을 청할수 있는 비옷을 입었습니다. 비도 오지 않는데 무슨 비옷이냐구요? 비옷을 입고 자면 체온이 밖으로 방출이 안되어 체온유지에 그만입니다.
30여분을 자고나니 달려가는 주자들의 발자국소리들이 저를 흔들어 깨우네요. 빨리 달리지 않고 뭐하냐고. 여기서 밤새울꺼냐고. 소지품을 챙겨 굳은 근육을 풀어가며 서서히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CP까지 도착하여 맛난 밥한그릇을 뚝딱해치우고 나니... 또다시 밀려오는 잠... 조금만 더 가다가 자야지... 스스로를 다독이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겨우 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출발을 했습니다. 다른대회에서는 보통 60킬로를 지나야 잠의 유혹이 밀려드는데, 오늘따라 이놈의 잠이 자꾸 저를 괴롭히네요. 채5킬로도 뛰지를 못하고 비몽사몽 꿈길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다시 잠자리를 찾아 잠을 청했습니다. 이참에 여기서 한 두어시간 푸욱 자면서 피로를 완전히 날리고 제한시간을 모두 쓰더라도 잠은 자야 하겠다. 다시 비옷으로 몸을 감싼다음 잠을 청했습니다. 꿀맛같은 잠이었지요. 얼마를 잤을까... 주자들의 달리는 발자국소리가 자꾸 저를 흔들어 깨우는데... 조금만더 조금만더 자고 가야지. 이윽고 발자국소리들이 거의 들리지 않을 무렵....이러다 제한시간안에 완주도 못하는거 아닌가 하는 마음에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제 아예 달리는 주자들의 불빛조차도 발견할수 없었습니다. 휴대전화기로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2시30분이 다되어 가네요. 2-3킬로를 달리니, 56킬로 지점에서 자봉을 하시는분들이 저를 반기데요. 떡도 주워먹고 갈증을 달래려 물도 몇컵... 콜라도 두어잔 마시며 제가 마지막 주자지요? 했더니... 아니라데요. 마지막 주자분께서 3킬로정도 후방에서 열심히 달려 오고 계시단다. 시간상으로 거의 제한시간안에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달리는 걸음을 재촉해봅니다. 다행히 잠을 충분히 자서 그런지 몸은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 마지막 남은 힘까지 모두 이 길바닥에 쏟아 붇자... 하는 마음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많은 주자분들을 뒤로 한채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어느정도 달렸을까...우리숯내마라톤클럽에서 가까이 있는 강남마라톤클럽에서 참가하셨다는 주자분과 만나 동반주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노라니 터널이 저를 집어 삼키네요. 울트라마라톤이 아니면 언제 이터널을 뛰어서 갈수 있으랴... 평소 같았으면 자동차로 쌩쌩 달려 지나쳤을 이 터널을... 그분이 그러데요. 이터널을 지나면 마지막 언덕이 있고 그다음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고...
터널을 중간쯤 지날때쯤 달리고 싶은 욕망이 제몸을 감싸고 휘돌아 그분께 먼저 가겠노라고 사과를 한 다음 있는 힘껏 달렸습니다. 얼마를 달렸을까... 아까 그분이 말한 마지막 산길이 저를 반기는데... 어라? 언덕같지도 않은것이 저를 유혹했습니다. 한번 달려서 올라가보자... 쉬지말고 한번만이 산을 뛰어서 넘어가보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길정상까지 뛰어 올라 다시 내리막길... 정신없이 달려 내려갔습니다.
8여킬로지점... 컵라면 한개 먹고 뭉친근육 풀어주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남은거리 20여킬로미터에 내몸을 모두 불살라 보리라....있는 힘껏 달리는데... 어디에서 그런힘이 났는지 모르게 신나게 달렸습니다. 지친 주자분들을 지나치며,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그래도 여지껏 100Km에서 14시간대 이후로는 뛰어본적이 없지를 않는가...13시간대에 골인을 한번 해보자...거침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갑천이 저를 반깁니다. 56킬로미터 지점에서 3시가 다되어 출발하면서 제한시간안에만 완주라도 했으면... 했던 제 마음은 어디로 날아가고 14시간안에 완주 해보고싶은 욕망에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드디어 골~~~인!!!!
13시간42분.... 지난밤 3시간여의 수면시간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을 하여... 길에서 두어시간을 자고 아무탈없이 무사히 완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로에서 만났던 많은 주자분들 이자릴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비춰주신 안전등을 등대삼하 험한 산길도 허허벌판 논길도 무사히 달릴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90킬로지점에서 주신 살짝얼은 얼음과자... 마지막 남은 힘을 불어 넣어주신 대회 최고의 감로수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서울강남구 숯내마라톤클럽 장순동 ------
 본문은 유성울트라마라톤대회 대회참가후기에 올린글을 올린것입니다. 아울러 계속되는 대회일정으로 회원여러분들과 함께 훈련을 하지 못하는점 회장님과 회원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는 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