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주가 직접 쓰는 ‘기록단축 위한 훈련법’①…파틀렉

글 싣는 순서

1. 파틀렉
2. 인터벌 트레이닝
3. 언덕 훈련
4. 지속주
5. 거리주
6. 시간주
7. 페이스주
8. 대체 운동
9. 대회 1주일 전 훈련 방법

편집자 주-이번 호부터 권은주 선수가 이의수 상무 감독의 뒤를 이어 ‘트레이닝 스쿨’을 연재한다. 대한민국 여자 마라톤이 낳은 불세출의 스타인 권 선수는 지난 5월호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이 목적이 아닌, 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마스터스 정신에 힘입어 재기할 수 있었다”면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적이 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춘 그녀가 ‘트레이닝 스쿨’ 집필을 시작한 것은 자신에게 힘을 실어준 마스터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요즘은 마라톤 동호회가 활성화되어서 아마추어 달림이들 사이에서도 마라톤 훈련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이 넘쳐난다. 조금만 시간을 낸다면 언제든지 공유할 수 있는 마라톤 정보는 어떻게 보면 포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정보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자신에게 맞는 훈련법과 강도를 찾기란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현역 선수인 나 자신도 아직까지 내 몸의 상태에 대하여 100% 자신할 수 없으니 말이다.
글을 통해서건, 귀동냥을 해서건 아무리 좋은 훈련법을 알았다고 해도 그것을 직접 실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마추어 달림이가 늘어날수록 그들이 원하는 훈련법과 요령 등은 더욱더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분들에게 좀 더 편하고 쉬운 훈련법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기본적인 훈련법과 아울러 나만의 노하우가 좀 더 쉽게 전해져 달림이들의 기록이 단축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지에선 조깅, 오르막에선 전력 질주
마라톤은 힘든 운동이다. 하지만 훈련 방법에 변화를 준다면 얼마든지 재미를 느끼면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조깅과 인터벌 훈련의 중간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파틀렉(Fartlek)’에 대하여 알아보자
파틀렉은 스웨덴어로 ‘스피드 플레이’ 정도의 의미라고 이해하면 된다. 북유럽에서 생겨난 파틀렉 훈련법은 크로스컨트리와 같은 식으로 적당한 높낮이가 있는 들녘이나 잔디가 있는 공원에서 즐기는, 변화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훈련 방법이다.

파틀렉 훈련 장소
우리나라는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외국처럼 넓은 공원이 흔한 것도 아니고, 높낮이가 적당한 들녘도 드물다. 그렇다고 산을 택하자니 경사가 심해 뛰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장소도 적당히 잘 선택하면 유용한 훈련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짧은 거리가 될지라도 완만한 경사가 있는 공원이라든가 산이 있다면 언제든지 훈련해도 될 것이다. 내 경우엔 파틀렉 훈련을 할 때 한국체대 뒤편의 일자산에 자주 간다. 올림픽 공원도 괜찮지만,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많아 적극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니다.

파틀렉 훈련방법
자연의 지형을 이용한 훈련인 만큼 공원이나 들, 산의 높고 낮은 지형을 자유롭게 달리면 된다. 이런 지형에서 스피드를 조절하며 변화를 주어 달리는 식으로, 예를 들면 평지에서는 보통 정도의 조깅(분당 100∼120 정도의 맥박) 속도로 달리고, 오르막에서는 강도를 올려서 (분당 150 정도의 맥박) 달려준다.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달리면 되는 것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뒤 평정을 찾고, 다시 끌어올리는 식의 강약이 있는 이 훈련법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페이스 조절 능력을 키워준다.
나 또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인터벌 훈련 기간이 짧다고 느낄 때 많이 사용하는 훈련 방법 중의 하나다. 물론 이 훈련법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서 많이 활용한다.

파틀렉의 기본
모든 운동의 기본은 웜업에 있다. 스트레칭 등의 정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적당히 이완시키면서 열을 올린 후 가벼운 조깅부터 시작한다. 처음부터 빠른 페이스를 찾으면 금방 지치고, 오랫동안 훈련할 수 없으므로 준비운동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철저히 해야 한다.
총 훈련 시간은 60분에서 90분간이 적당하다. 초반 20분은 가볍게 웜업을 하고 30분은 파틀렉을 실시하며, 마지막 15분에서 20분은 다시 정리운동 개념으로 하면 된다.
파틀렉을 실시하는 30분 정도의 시간에도 구간이나 시간을 정해야 한다. 첫 파틀렉을 하는 달림이라면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훈련의 요령과 방법에 중점을 두도록 한다.
처음부터 빠른 스피드로 출발하지 말고, 몸이 쉽게 지치지 않도록 강도가 있는 달리기는 2∼3분간 그리고 가벼운 조깅은 5분을 정해서 한다. 운동은 지겹지 않도록 재미를 느끼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틀렉은 다리 근력은 물론 무릎과 발목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자연을 이용해서 달리는 운동이라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으며, 피로감이 쌓이지 않는 재미있는 놀이 개념의 운동이다.


글·권은주 10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여자 마라톤 한국신기록(2시간26분12초, 1997 춘천 마라톤) 보유자. 2003년 은퇴 뒤 금년 3월 인천 마라톤 하프코스에서 우승하며 재기. 코오롱-삼성전자 거쳐 현재 제주시청 소속. 동국대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이수중. 최고기록: 5000m 16분10초, 10000m 33분34초, 하프 마라톤 1시간13분5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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