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92년 황영조의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이봉주의 보스턴 신화 재현으로 촉발된 걷기와 마라톤 열풍이 국내를 휩쓸고 있다. 현재 국내 마라톤 마니아는 300만에서 500만까지로 추정되고 있으며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사람들의 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각종 단체에서 주최하는 대회도 늘어나고 있으며 거북이 마라톤, 아줌마 마라톤 등 대회 명칭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철인 3종 경기와 울트라 마라톤을 즐기는 인구도 점점 늘어나면서 마라톤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달리기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지 마라톤의 매력과 허실(虛實)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도 즐거운 러닝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라톤=선(禪)

"마라톤은 스포츠가 아니라 역동적인 참선이며 철학"이라는 말처럼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 달리면서 생각을 정리한다든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고 있다. 달리면서 혼란하던 머리 속이 정리되면서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도 받을 때가 있다. 이 때를 러닝에서 선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기분은 기록단축을 위해 전력을 다해 달리는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것이며 오랫동안 조깅이나 러닝을 해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시골길이나 야산을 달리면서 듣는 벌레와 새소리, 달리면서 바라보는 노을이나 아침의 시원한 공기 등 마라톤의 매력을 한마디 말로 표현하기란 어렵다.

마라톤은 몇 살까지 가능할까?

역대 올림픽선수를 보면 대체로 여자 선수는 남자 선수보다 젊고, 마라톤 선수들의 연령은 타 종목에 비해 높다. 이봉주는 31세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으며 올해 2시간 5분 벽을 넘어 최고기록을 작성한 폴 터갓도 34세 때였다.


그리고 각종 대회에서 60대와 70대가 달리는 것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2001년 제25회 로마대회에서 7시간 30분만에 완주한 미국의 페냐 크라운은(당시 88세) "마라톤은 부작용 없는 마약이다. 늙었다고 주저하지 말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이 좋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펴면서 마라톤은 나이와 무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몇몇 사례로 알 수 있듯이 마라톤을 언제까지 할 수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록에 집착하면 언제든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라톤=보약 

최근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는 있지만 이들 모두가 마라톤을 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체력과 기초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달리는 것이 좋아서 달릴 뿐. 마라톤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따라서 먼저 마라톤이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유산소 운동인 마라톤은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달리는 행위 자체가 산소 섭취량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허혈성심질환·고혈압·당뇨병·비만 등의 질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늘어나는 산소 섭취량은 심장과 폐, 신장 등 신체 각 장기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장기기능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 뿐만 아니라 달리는 자체가 온 몸의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라서 자연스럽게 근·신경 기능이 개선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최고의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꾸준히 3개월만 달리기를 한다면 체중의 5∼10% 정도가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독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마라톤을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 조깅의 경우는 안정시의 약 4∼5배, 마라톤의 경우는 7∼8배나 강도가 높기 때문에 심장 등 혈액순환계를 격렬하게 만든다. 따라서 초보자에게는 매우 힘든 운동이 마라톤이며 달릴 때 다리가 받는 중량은 체중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적절한 강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부상을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몸에서 보내오는 이상 신호를 감지하면서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이런 준비가 없다면 마라톤은 오히려 독이 되어 자신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의 건강을 지키는 마라톤 조건을 참고로 해서 실천한다면 달리는 것이 즐거울 것이다.

건강을 지키는 마라톤 조건

●마라톤이나 조깅을 즐기려는 마음을 갖는다. 억지로 하는 운동은 생리학적·심리학적으로 몸에 스트레스만 주기 때문이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습관을 가진다. 즉 금연과 소식 그리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평상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담배는 산소 운반능력을 떨어뜨리고, 폭음·폭식은 위장을 약화시키며, 잠 부족은 트레이닝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40세가 넘어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은 운동부하검사를 포함한 신체검사를 받아 의사와 운동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필수.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목이 마를 때 마시는 것은 이미 늦은 상태며 운동 시작 전 10∼20분전에 차가운 물을 마신다.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으로 허리와 무릎의 상해를 예방할 수 있는 준비도 해 두는 것이 좋다.


글/ 권오경 기자  .  사진/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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