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으로 알아본 마라톤과 체질의 궁합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무조건 열심히 달리면 누구나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좀처럼 풀코스를 완주하지 못한다면 연습 부족이거나 달리기 요령을 몰라서, 혹은 정신력이 약해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위에서 만나는 달림이들 중에는 불과 1~2개월의 연습만으로 무리 없이 풀코스를 완주했다는 사람도 있고, 반면 2~3년간 적지 않은 연습을 했음에도 아직 도전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마라톤이라는 스포츠에서 나타나는 경기력이 이처럼 큰 개인차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개인의 식생활과 생활습관, 질병의 유무 외에도 선천적인 체질이 경기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닌지 체질과 마라톤의 상관관계를 알아본다.



'소음인'중에 일류 마라토너 많다

마라톤에 적합한 체질은‘음인’이며, 그 중에서도‘소음인’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장거리 달리기는 에너지 소모가 적고 지구력이 강하며, 맥이 빠르지 않으면서 안정되어 있고 땀을 적게 흘리는 사람이 유리하다. 또한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고 에너지를 잘 배분하여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소음인은 이러한 요건을 두루 만족시키는 체질이다. 소음인들은 근육량은 적지만 지구력이 좋아서 오랫동안 운동을 해도 마지막까지 오버하지 않고 잘 견딜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마라토너 중에는 황영조, 이봉주, 김이용 선수 등이 소음인 체질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이봉주, 김이용 선수는 성격이 소심하고 맥이 부드러운 상태이며 황영조 선수는 맥이 억센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의 소견이다.


마라토너는 에너지 소모가 적고 지구력이 강해야 하며 뛰어난 심폐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단지 심폐기능만 따진다면 태양인이 가장 유리하지만 에너지 소모와 지구력 면에서 소음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불리하기 때문에 일류선수 중에는 소음인이 많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소음인 체질들은 기름진 음식과 소화율이 낮은 음식을 피해야 하므로 그에 따른 식사조절이 필요하다(故정봉수 감독이 채택한 식이 요법이 이에 해당됨).


※사상의학(四象醫學) - 조선 말엽에 실학사상의 영향으로 태동되어 1894년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 선생 에 의하여 창안된 이론으로 인간의 체질을 태양인(太陽人), 소양인(少陽人), 태음인(太陰人), 소음인(少陰人)의 네 가지로 분류하고 각 체질에 대한 생리, 병리, 진단, 변증, 치료와 약물에 이르기까지 서로 연계를 갖고서 임상 에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 태양인

상체가 발달하고 허리가 빈약하다/오래 서있지 못하며 눕기를 좋아한다/근육이 적고 광대뼈가 나온 경우가 많다.

태양인은 국내 인구의 1% 미만을 차지하는 체질로, 심폐기능은 좋지만 지구력이 매우 약하다. 에너지 소모가 많아서 오래 달리기보다는 단거리에 적합하며 지구력 강화 훈련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 소양인

상체가 발달된 반면 하체가 약하며 걸음이 빠르다 / 피 부가 희고 땀이 적다 / 냉수를 즐겨 마셔도 배탈이 잘 나지 않는다

소양인은 국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는데, 단거리에 강한 반면 지구력이 약하기 때문에 장거리 달리기에 약하다. 허리와 무릎이 부실하고 달리기를 하는 중에 오버페이스를 해서 무리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운동중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체질을 가진 사람이 마라톤을 할 때는 풀코스 완주를 무리하게 욕심내기 보다는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천천히 오랫동안 걷는 운동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 태음인

굵고 비대한 사람이 많다 /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 고 땀을 흘린다 /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국내 인구 중 50%를 차지하는 태음인은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면 풀코스를 무리 없이 완주할 수도 있다. 심폐기능이 약한 반면 소화기능과 흡수기능이 발달하여 심폐기능이 약하고, 소화기능과 흡수 기능이 발달하여 에너지를 잘 저장하기 때문에 체중이 쉽게 증가한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이 필요한 체질이다.


♣ 소음인

상하체의 균형이 좋으며 체구가 작은 편이다 / 땀이 적고 걸음걸이가 얌전하다 / 찬 음식이 잘 맞지 않는다

소음인은 국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소화기능이 약하고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 반면, 지구력이 좋아서 오래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 특히 맥이 느리고 성격이 조용한 사람은 오래 달리기를 통해 상당한 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마라톤에 깊이 빠지기도 한다. 이 체질을 가진 달림이는 노력하는 만큼 기록도 좋아져 마니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