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조금 더 힘든 혹서기마라톤.

이름이 혹서기+산악마라톤이라야 더 어울릴듯~
작년에 하프코스를 반달과 함께 참가했을땐 못느낀 길고 긴 풀코스입니다.

아침일찍 5시20분에 일어나 밥차려 먹고,
대중교통으로 경기장에 도착하니 7시입니다.
배번호받고 옷갈아입는데 권용화님을 만났습니다.반갑게 안부인사 나누고~

권용화님이 양배추를 줍니다. 모자 속에 넣고 달리면 정수리의 열을 빼앗아 더위를 막아 준다구요.
냉큼 제일 큰 입사귀를 집어 모자 속에 넣었습니다.
(헌데 오늘 날씨가 선선 했지만 신기하게도 머리가 뜨겁지는 안더라구요. 완주후에 빼냈습니다. 과학의 향기에 감사, 권대감에게 감사)

짐보관하고 조금 내려가다가 팔각정에서 조성곤님 우성구님  이한선님 김미자님 윤경현님을 만나 인사나누고,
스트레칭하는곳에서 최영식님 박조옥님 만나고, 출발점 아치 밑에서 김진명회장님 강홍구님 이지호님 허만옥님 윤재용님 김용휘님 이인철님을 만나 단체사진 찍고 드디어 8시에 스타트. 오늘 참가는 16분입니다.

웬지 잠이 덜 깻는지, 3월 동마이후 처음뛰는 풀코스라 그런지 조금은 컨디션이 다운.
다들 출발하고 난 후미에서 6분~6분10초 페이스로 출발하였습니다.
코끼리열차길을 돌고 동물원을 2바퀴돌고나니 8Km정도인데 조금 몸이 풀립니다.

동물원을 달리는 2,000여명의 발자욱소리에 작은 동물들은 다 숨어 버렸나요? 맨 먼저 코뿔소가 눈에 들어옵니다.
2쌍인지, 서로 떨어진 우리에 둘러 있네요. 조금 더가니 타조떼가 보이고 이어 낙타들도 보입니다.
저 멀리 호기심 많은 원숭이들도 바쁘게 왔다갔다 하구요 조용한 아침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성가신듯 사자들이 포효합니다.
이젠 동물원 외곽을 달리는데 2번 왕복하니 하프를 달린셈인데 2시간17분20초입니다.

3번째 왕복한 시간은 46분25초로 달려 3시간3분45초.
생각보다 몸의 컨디션이 좋아 지는듯 하여 추월하기 시작하였는데 바로 다음에 다리 경련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4번째 부터는 걷고 또 걷고, 가끔은 뛰면서 경련을 풀어 나가면서 달리는 훈련을 해 봤습니다. 4번째 왕복한 시간은 58분25초로 달려(?) 4시간2분10초.

이젠 5시간내에 완주를 목표로 살살 달래가며 평지는 뛰고 오르막 내리막에선 걷고~
남은 1Km 지점 내리막에서 스퍼트를 해 보았습니다. 다리가 꼬이면서 발바닥을 제대로 디디기 어려운데도 넘어지지 않고 완주에 성공.
마지막 왕복한 시간은 50분35초로 달려 4시간52분 45초입니다.

너무 힘들게 완주하여 골인후에 한동안 다리에 쥐가나서 무릎 꿇고 벌 받는 자세로 앉아 있었죠.ㅎㅎ
먼저 완주하신 최영식님 권용화님 강홍구님 우성구님과 자리잡고 열무비빕밤+ 미역오이냉채+막걸리+적포도주를 마시면서
다음에 오시는 분들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완주증에 집어넣을 사진도 포토존에서 찍고~ 막걸리를 올챙이 배가 되도록 먹고~
수박도 먹고~ 안주로 열무비빔밥 한그릇 더 먹고~

1시 20분경이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후두둑~ 후두둑~ 이러다가 우르릉 꽝~ 삽시간에 폭우로 변합니다.
텐트 밑에서 후미로 완주하시는 회원님을 기다려 드디어 다 모였습니다. 후미에 달리신 회원님들은 마지막 코스를 우중주로 마무리하며
혹서기마라톤의 진수를 즐기셨다고 하네요.ㅉㅉㅉ

마지막 분의 식사가 마쳐지는 시간, 내일 토달을 기약하며 아쉽지만 오늘은 3시30분에 해산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격찬하며 한번은 달려볼 가치가 있다고 추천해 주신 혹서기마라톤.
이름에 걸맞게 요소요소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자봉과 주로에서의 넉넉한 인심(생수+이온음료+오이+수박+바나나+메론+방울토마토+건포도+김밥+초코렛+콩국물+아이스크림), 멋진 기념T셔츠에 완주후 완주메달 목에 걸어주고 기록칩 풀어주시고, 빗속에서도 포토존에서의 사진촬영까지 정말 즐거운 추억이고 누군가 대회를 기획한다면 벤치마킹해야할 좋은 대회였네요.

올해 바쁜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신 회원님들, 내년에 한번 달려 보시는것도 좋은 추억이 되실듯 합니다.
물론 산악 달리기 훈련을 좀 하시면 걷지 않고 즐달하실수 있고요.....
오늘 전원 완주하신 숯내 회원님들 화이팅!
'숯내는 동행이다'

ps.주로에서 봉사하시며 힘을 불어 넣어주신 박민자님과 백태식님, 사진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신 룰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대회 준비에 애쓰신 서울마라톤클럽 여러분과 차한식감독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