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년전 가장 우울한 시기에 마라톤을 접하면서 점점 즐기게되었다
 숯내 마라톤교실에서의 완주테스트 그때도 천둥 번개로 주로는 물바다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달려본 10k  빗속을 뚫고 아들이 마중나와  맨 꼴지로 박수를 받으며 들어오던 그날을생각하며
 두시 동호회원들과 약속장소에서 만나 카풀을하여 양서공웡으로 출발하였다
 비가 내려서인지 차량은 많지 않았고 3시 30분경에 도착하니 먼저오신 회원님이 텐트를 치고 기다리셨다
 간단히 올갱이 아욱국으로 이른 저녁을먹고 자상한 조성곤님의 테이핑을 받고보니 괜히 폼이 나는것갇다
 한바퀴 돌다보니 아는분이 눈에들어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직장다닐때 옆사무실에 계시던 유의원님 수행비서와 동행하신다는데 아직도 쨍쨍하시다
 남편친구 내외도 오랜만에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출발한다는 방송 안내로 회원들과 숯내 숯내 힘!!화이팅을 외치며 6시 출발 ~~

선선한 강바람을 맞으며 아직은 햇살이환한 시간속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 10 k 는 평지가 대부분이라 산과 강의 조화로운 경관을 감상하며
 시원한 강줄기를 가르는 사람들하며 경치가 그만이다
 앞에서 달리는 남편의 동반주를 받으며 달리니 절로 힘이난다
 콧노래를 부르며 주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는 모습들이 행복해보인다
 저멀리 언덕이 보이고  모두들 걷고있다
 걷기에도 지루하고 힘든 코스라고 인철님이 그러신다
 따라오던 노호님과 연호님이 멀어져 같이 갈까하다 그대로 내친다
 빗발이 커졌다 작아졌다 시원하게 적셔주니 머리가 상쾌하다.

20k 쯤 왔는지 하나 둘 깜박이 불빛이 반딧불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빨간깜박이 등의 불빛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구불구불한 강변도로가 산과 강이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이루며 멀리 신청평대교의 불빛이 나를 반겨준다
우리 숯내의 선두주자 영식님이 반환점을 돌아온다
'와, 빠르다~!!' 뒤이어 용휘님도 힘차게 달려온다
서로 화이팅을 외치며 격려하여주었다
반환점에 룰루님이 기다리신다기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멋지게 찰칵~!!
신청평대교를 지나 우회전하니 쉬고 있는 주자들이 시끌벅적 50k 반환점에 8:50 도착하였다
그곳이 응원하고 계신 회장님과 박승곤님이 기다리다 반갑게 맞아 주신다.
작년에는 남편과 내가 응원차 왔던곳이라 반가웠다
회장님이 챙겨주신 박카스를 마시니 기운이 솟는다. 그 사이에 사진도 찰칵~!!
한숨 돌리고 9:15 에 다시 출발지로 출발~~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신청평대교로 진입하니 반가운 회원님들과 화이팅을 외치면서 서로에게 격려를 해준다
점점 자동차와 인적이 끊기고 주자들간의 간격도 점점 더 멀어져 간간이 빛나던 빨간깜빡이등도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어지더니 천둥과 번개가 번쩍번쩍 혼자가아니기에 다행이라 생각하며새삼 동행의 고마움을 느낀다
인생의 동반자로 힘들고 지칠때 말없이 곁에 있어 준 남편의 따뜻한 미소가 용기를 준다
이때 남녀주자가 우리를 추월한다 한참만에 보는 깜빡이등이다
저들도 동행이기에 아름다워 보인다
나오려는 큰 변을 참느라 조금씩 아파오던배가 한계에 다다르자 이제는 더 이상 못참겠다
에라이 모르겠다 체면이고 뭐고 다 버리고 풀속으로 들어가 장대비를 맞으며 큰 변을 버리려고 앉았는데 웃음이난다 'ㅋㅋ'
큰 일을 보고 일어나려는데 생쥐가 나타나 스트레칭으로 간단히 몸을 풀고 종아리에 로션마사지도하고 다시달린다
큰 변을 보느라 잠시 쉬었더니 날아갈것 같이 시원하다
쾌변의 즐거움과 고마움을 다시금 느끼며 큰 언덕을 오른다.

곳곳에 물이 흥건히 고여 철퍽철퍽 질펀하다 그러나 빗물을 밟는 촉감이 싫지않아 좋았다
아들생각이난다 '2살때 비내리는 여름 첨벙첨벙 돌아다니며 물장구치던 모습이 선하다
감기들까봐 걱정하는 엄마의 말을 뒤로한채 마냥 좋아 달아나던 녀석이 이제는 잘 다녀오세요라는 인사말을 들으니 저도 컷다고 이제는 서서히 우리품을 떠나려는 것 같아 아쉬우면서도 대견스러웠다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나눠주어 밝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고맙고 감사하다
다리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끈이 닿는 어깨도 아파오고 발목도 시큰거린다
숯내에서 배운대로 허리를 쭉펴고 팔을 뒤에서 앞으로 힘차게 흔들고 허벅지로 뛰라고 남편이 충고한다
숙지하며 말없이 묵묵히 남편의 뒤를 따라 달린다
30k쯤왔을까 박승곤님과 룰루님이 지나가시면서 괜찮으냐고 물으신다
화이팅 소리에 다시금 힘을 모아보지만 내리막길에서 종아리가 아파 달리지 못하겠기에 빨리걷기를 시도했다
장맛비 속에 주자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쌩쌩달리는 자동차에서 튕기는 빗물과 바람에 한기가 느껴진다
한참을 내려오니 슷슬 배가 곺아온다 남편이 미리 뱃속을 보충하자며 양갱과 사탕을 까 주어 빗물과 함께 먹는데 맛있다
11k 남았다고 응원하시는 분이 소리친다
뒤에서 한 팀의 주자들이 달려와 우리를 추월하는데 그들의 달리는 모습이 즐거워 좋아보인다
나도 왠지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이상하게 힘이 솟는다
얼마를 그렇게 왔을까 다시금 종아리가 무거워진다. 갈길은 아직도 뭔데...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었다  오른쪽 어깨끈이 목을 스치니 아파와 신경이 쓰인다
앞서가던 남편이 나를 뒤돌아보며 힘들어 하는 나에게 힘을 주기 위해 빗속에서 춤을 추어준다
그 모습이 아이처럼 마냥 귀엽고 천진스럽다
멀리 가로등 불빛이 보이는 걸 보니 출발지점이 다가오나보다
비는 천둥번개와 함께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다.  
점점 지쳐가는 나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힘찬 구령을 부쳐준다. 하나, 둘 셋, 넷, 남편의 구령 소리에 힘이 솟는다
남편과 함께 같이 달릴 수 있다는 게 무한한 감사와 고마움을 느낀다
불빛이 점점 가까워질 수록 완주할 수 있다는 자기최면을 걸어본다
12:40분... 제한시간 내에 간신히 완주는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턴을 하니 드디어 출발점이 눈 앞에 보인다
START 아치형이 지치고 힘든 나와 남편을 반갑게 맞아 준다. 
먼저 완주하신 숯내 회원님들의 환호를 받으며 드디어 골인!
완주의 기뿜으로 남편과 포옹을 하고 짧은 입맞춤으로 나의 첫 북한강울트라는 이렇게 6시간 57분 33초.
이렇게 한여름밤의 긴 여정의 축제는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이렇게 막을 내렸다.

혼자하는 자신과의 싸움보다는 서로 격려하며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 준 동반주마라톤의 진수를 알았다
처움 풀코스를 완주하였을 때 담담하였던 것과는 달리 완주를 하고 나니 잔잔한 기쁨과 평온함이 가득했다
끝으로 나의 우울한 시기에 마라톤을 알게 해 준 남편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울트라까지 도전하게 해준 숯내 가족님들에게도
진심으로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마라톤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도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기를~~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