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17일 보물섬 남해 160KM울트라 !

어느 대회가 축제 아닌 대회가 있을가 마는 작심 하고 찾아간 반 미친 사람들 끼리의 남도 천리길 대회 이기에 더욱 그렇다.
날씨 좋고 경치 좋고 인심 좋고 분위기 좋고 그야말로 축제 그대로다.
해안 도로를 따라 6.7KM를 달리니 높이 786M 망운산 으로 올라  가란다.
50 여년전 국민학교 국어책 에서 배웠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을 회상하며 감상하던 남해안의 아름다운 정경을 잠시 뒤로하고 울퉁불퉁 튀어나온  자갈길 포함 비포장 도로 7.6KM를 신나게 달려 내려 온다.아마 KM당 5분대로 기억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 에서 발생,
달려 내려 오는 도중 오른발 장심 부위가 이상하여 혹시  신발에 모래가  들어갔나 하고 몇번 털어 보았으나 마찬가지다.     
업자 제딴은 미적 인지 과학적 인지는  몰라도 ,깔창의 장심 부위에 조각으로 붙여 놓은 충격 완화 장치로 추정 되는 일부분이 자갈길에 견디지 못해  떨어져 젖꼭지 같은 것이 장심 부위로 튀어올라  밀어 넣고 뛰면 다시 올라 오고 하여 결국 오른쪽 발 바닥을 지름 5CM 정도 홀라당  벗겨 놓아 버렸다.

그런대로 참아 가며 40KM지점을 지나 고 80KM 지점을 지나  점검해 보았으나 피는 절벅 거리고 통증은 더욱 심하고 속도가 떨어지니 오한이 심하여 금방 저체온증 이라도 걸릴 것 같은 위기감이 들어 
 
"고통은 극복의 대상 이지만 상처는 치료의 대상이지 결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글귀가 퍼뜩 떠올라 눈물을 머금고 87.2KM지점 에서 불명예의 오점을 찍어야만 했다. 

포기자는 속출한다 엠브란스는 조금전 떠났다.

알고 보니 오늘 같이 뛰었던 포기자 한분이 우리 4명을 태우고 직선 거리로 가면 얼마 되지 않은데, 남은 80KM를 달리는 주자들을 응원 하며  돌아서 100KM 이상 되는 남해읍 찜질방 까지 우리 일행을 데려다 준단다 얼마나 고마운 분인가 참으로 인심도 좋다.

 그런데 출발후 얼마나 되었나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두차례,차가 전복될 정도로 충격을 받자 운전자는 "죄송합니다"하기에 잠결에 우리는 과속 방지 턱에 걸렸겠지 하고 지나쳐 버렸다.

그런데 세번째 "쿵"  "덜컹 덜컹"  "꽥"  "픽" 하며 연기가 치솥는다.
 우리 일행은 본능적으로 문을 박차고 나와 보니  왼쪽 차체는 운전석 까지 밀고 들어와 운전자는 샌드위치가 되어 꼼짝을 못하고 있고 왼쪽 차바퀴는 휘었는지 부러졌는지 하늘을 쳐다 보고 있는데도 잠에 취해서인지 사고의 실감이 전혀 나지않는다.
바다 쪽 벚 나무를 들이 받고 튕기쳐 5M 전방 에서 멈춘 것이다.

"죄송합니다  다치신 데는 없으신지요  제가 졸음 운전을 했습니다",라고 그 와중에  아무렇지도 않은 우리를 걱정해 주었던 그분은 과연  인간일까 부처님 일까.장소는 상주 해주욕장 이란다.

아마 우리 일행은 두번째 세상을 맞이한 달림이 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부산에서 오셨다는 인상 좋고 착하게 생긴 젊은 분이 우리 일행을 대표해서 수습을 하고 119차로 남해 병원에 와 검진하니 왼쪽 다리가 세  곳이 부러졌단다

농담 반 진담 반 으로 환자 에게 "저희 들을 남해 바다의 귀신이 되지 않게 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다소곳이 인사를 하는 일행의 대표를 따라 우리는 찜질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고마운 인연들! 연락처 하나 주고 받지 않고 헤어졌지만 수소문 해보아야지  그리운 얼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