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린 글입니다
김
단체 : 숯내마라톤클럽(www.sootnae.com)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의 기록
분명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고통의 42.195km를 오직 달리기 위해 모여든 모습들, 비장함을 감춘 눈빛과 꽉 다문 입술, 만주벌판을 달리던 독립군병사의 모습이 이랬을까? 방방곡곡, 경향각지에서 선남선녀 장삼이사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꾸역꾸역 많이도 모여든다. 제각기 나름대로의 각오와 소망, 의미와 바램을 안고 있으리라.
새벽버스를 함께 타고 온 동호회의 고참 선배들은 길 떠나 보내는 어린 아들의 어미처럼 첫풀코스를 뛰는 초보회원에게 절대로 오버페이스말라는 신신당부를 남기고선 각자의 그룹으로 흩어져 갔다. “오버페이스” - 맛보지 않고선 그 해로움을 절대로 알 수 없고, 맛본 후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 - 이 마라톤의 팜므파탈을 피해갈 수 있을까?
오늘 나의 인체의 모든 요소는 각기 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을 것인가? 발바닥의 물집은 어느 지점에서 마각을 드러낼 것인가? 두 무릎은 각각 삼만번 이상의 착지의 반복 충격을 온전히 받아낼 것인가? 종아리의 근육은 한번도 겪지 못했던 비정상적 젖산의 공세를 견딜 수 있을까? 문명의 이기에 안주해온 나의 심장은 무한의 산소 공급을 위한 펌프질을 계속할 수 있을까? 허벅지는? 대퇴부는? 무엇보다도 나의 단련되지 않은 정신력은 처절한 육신의 고통과 포기의 유혹으로부터 끝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어쨌든 출발이다. 출발매트의 찌릿찌릿 소리와 함께 온몸에 엔돌핀이 솟는다.
주로 옆 동호회 천막을 지나면서 응원 온 동호회 회원들의 “히---임” 소리에 기를 충천한다. 이어서 시작되는 긴 오르막,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속도를 줄인다. 그래 오버페이스 하지 말자. 오직 앞사람의 발걸음에 박자를 맞춘다. 간간이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주로를 벗어나는 주자들이 보인다. 그래 성가신 것 모두 털고 가야겠지. 마지막 한 굽이 돌아 언덕 넘어서고 내리막길, 갑자기 주변의 속도가 빨라진다. 참자. 이제 시작이 아닌가.
5km 식수대, 앞선 주자들이 떨구고 간 잔해 즐비하다. 식수대마다 수분을 보충하라. TV에서 본 선수들 마냥 한 컵 멋있게 낙아 챈다. 반은 마시고 반은 흘리고. 내리막 경사가 완만해지고 주로 좁아지며 옆 주자들과 보조를 맞춘다. 아니 맞춰진다. 좁은 주로 덕분에 앞질러 갈 수도 없고, 뒤처질 수도 없다. 그래 함께 가자. 외롭지 않게.
7km를 지나며 오른쪽으로 호수가 펼쳐 지며, 주자들의 탄성이 나온다. 아름답다. 호숫물 푸르고, 단풍빛깔 요상하다. 호수 건너편으로 앞선 주자들의 긴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벌써 많이들 갔구나. 여유를 갖자. 나는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될 시를 쓰는 것이다. 오늘 나를 위해 준비된 이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자. 함께 달리는 모든 사람의 숨소리와 발자국을 기억하자. “
마라톤! 이 기막힌 인생의 축소판이 또 있으랴! 결코 노력을 넘어선 결실을 보장하지 않으며, 능력을 초과하는 과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 오롯이 의지하여 갈 수도 없고, 모든 사람을 무시한 혼자만의 레이서도 반기지 않는다. 과도한 욕심은 필연적인 후회를 낳고 지나친 나태는 목표를 멀어지게 한다. 노력만큼, 능력만큼, 겸손하게, 약간은 여유롭게, 잘 짜여진 계획으로, 목표에 대한 열정으로, 굴하지 않는 의지와 신념으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호수를 굽이굽이 돌고 얕은 언덕길 오르내린다. 환상적인 주로다. 직선이 인공의 선이라면 곡선은 자연의 선이다. 직선이 이성의 선이라며 곡선은 감정의 선이다. 직선이 과학의 선이라며 곡선은 예술의 선이다. 직선 주로가 100m 달리기가 적합하다면, 아마추어 달림이에게는 곡선 주로가 제격이다. 춘천의암호 코스! 생명의 근원인 물, 생명의 터전인 들, 생명의 귀착지인 산의 완벽한 조화, 이 환상적인 주로로 인해 오만한 주최측의 “가을의 전설”이라는 건방진 작명을 용인한다.
8km 언덕을 오르며 서서히 땀이 나기 시작한다. 머리에서 분출된 땀이 모자창을 타고 흘러 한방울 한방울 정확히 9초 간격으로 떨어진다. 아직 발바닥, 무릎, 허벅지, 대퇴부 이상없다. 그러나 사타구니가 조금씩 쓸린다. 쓸림 방지를 위해 태핑을 했는데 위치를 잘못 잡았나? 쓸림이 계속되며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잠시 점검, 이런! 태핑이 반쯤 떨어져 있다. 마저 띠어버리고 마침 지나가는 의료패트롤로 부터 바세린을 얻어 듬뿍 바른다. 훨씬 낫다.
동호회 총무가 10km마다 물 150ml와 함께 먹으라며 건네 준 파워젤을 하나 찢는다. 맛은 없다. 오직 생존을 위한 먹거리다. 두번째 급수대, 첫번째보다 훨씬 혼잡하다. 종이컵에 물과 음료를 따르는 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완주하세요”라는 격려도 바쁘다. 오늘 일요일, 고장의 달리기 대회를 빛내기 위해 자원한 학생들, 고마운 이들이다. 그들의 삶에 행복만 가득하길! 150ml면 어느 정도인가? 두 컵 정도인가? 한 컵은 서서 마시고 한 컵은 서서히 뛰면서 마신다.
호숫가 주로를 벗어나 드문 드문 농가와 논밭이 보인다. 마을사람들이 연도에서 박수치며 격려한다. 초등학교1학년쯤 되었을까? 우리집 막내 또래의 꼬마는 연신 “아저씨 파이팅”을 외친다. 힘이 난다. 이 역시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들의 앞날에도 행복이 가득하길!
춘천, 졸업을 앞두고 학창시절이 끝난다는 아쉬움에 친구 4명이 놀러 왔던 곳을 꼭 22년만에 다시 찾았다. 달리기 위하여. 그때 왜 춘천을 선택했는지 모르지만 안개 덥힌 호수를 보고, 점심으로 국수를 먹고, 산을 올랐었다. 그리고 20년 후의 우리의 모습을 궁금해 했었다. 아득한 시간으로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느꼈던 20년이 바람같이 지나갔다.
그 20년 사이, 흰머리 나고, 주름 늘었다. 발걸음 느려지고, 잔소리 많아지고, 짜증 늘고, 뱃살 불어갔다. 혈압 올라가고, 혈관에 기름 끼고, 피 흐름 느려졌다. 창창하던 미래에 대한 희망은 서서히 불안으로 바뀌고, 삶에 대한 열정과 의욕은 지겨움으로 대체되었다. 웃음 사라지고 생활 곳곳에 근심 걱정이 서서히 자리잡아 갔다. 담배 연기 늘 자욱하고, 배설 같은 술자리가 잦아졌다. 듣는 시간보다 말하는 시간 많아졌다. 미래보다 과거가, 인생보다 생활이, 투자보다 투기가, 감동보다 감정이, 가치보다 가격이, 긍정보다 부정이, 장점보다 단점이 대화와 관심의 대상이 되어 갔다.
그렇게 심신을 갉아먹던 어느 날 새벽, 전날의 음주로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오줌보를 해소하면서 본 거울속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방치된 채 쇠락해가는 초라한 40대의 한 중년이 그기에 있었다. 서글펐다. 서글픔을 달래기 위해 몽유병자처럼 한강 고수부지로 나갔다. 미명에 반짝이는 한강의 푸른 물빛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때 런닝 차림의 사람들이 달려 지나갔다. 아직 도시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그 새벽에 수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번호표를 붙이고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달리고 싶어졌다. 그들을 따라 뛰었다. 그러나 슬슬 편하게 달리는 듯한 그들을 따라가기란 싶지 않았다. 결국 1km도 못 가서 터질듯한 가슴에 머리를 땅에 처박고 허연 거품을 쏟아내어야 했다. 방만하고 나태한 생활의 비참한 결과였다.
그날로 밤마다 한강주로를 뛰었다. 1킬로 뛰고 씩씩대고, 2킬로 뛰고 허덕대고, 5킬로를 뛰고 꼴딱꼴딸. 그러다 대회에 참가하여 10킬로 뛰었다. 동네 학부형의 권유로 마라톤교실에 가입하여 이론도 배우고 자세도 익혔다.
동호회도 가입했다. 마라톤 동호회 – 달리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 – 그곳에 사람의 공동체가 있었다. 사랑의 공동체가 있었다. 달리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의 몸에 밴 배려와 봉사가 있었다. 개성과 차이는 있어도 지역, 학벌, 직업의 차별이 없었으며, 기록은 있어도 순위는 없었다. 경쟁과 승부보다 격려와 칭송이 늘 함께 했다. 달리기가 좋았고 달리는 사람이 좋았다. 함께 뛰고 함께 웃고 때론 함께 마셨다. 탄천을 달리고,
15km를 지나며 발목과 무릎이 조금씩 피로를 호소한다. 아니 벌써. 아직 갈 길이 먼데. 하나 - 둘 – 하나 - 둘 리듬을 찾으며 신체를 점검한다. 앞으로 2-3시간만 버텨다오. 팔굽을 90도로 꺾고 앞뒤로 힘차게 흔든다. 허리와 어깨를 펴고 눈은 50-60m 전방을 주시한다. 발은 11자로 뒤꿈치부터 착지한다. 호흡은 복식으로 후후 하하.
20km 급수대를 만난다. 헉! 달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앉아서 쵸쿄파이 먹는 주자, 스트레칭하는 주자, 파스 뿌리는 주자, 멘소래담 바르는 주자, 제각각이다. 20km에서 쉬어가라는 말은 없었는데? 나의 오늘의 목표는 쉬지 않고 달려서 완주하는 것이다. 총무의 지시대로 파워젤 또 하나 먹고 물2컵 마시고 달린다. 중간 점검을 하는 주자들 사이로 요리조리 피하면서 달린다. 마라톤은 달리는 것이니까.
나는 단순함을 사랑한다. 모든 절차와 규정은 단순해야함을 신봉한다. 예외 조항이 많을수록 반칙과 변칙이 난무하며, 절차가 까다로울수록 효율과 생산성은 떨어진다. 단순함은 심오함을 낳는다. 바둑을 보라. 19로의 반상에 흑백돌을 번갈아 놓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놀이에서 만들어지는 변화무쌍한 기보들과 온갖 삼라만상의 진리와 교훈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심오함을. 갑자기 왠 단순함? 마라톤의 매력을 말하려다 옆길로 새었다. “42.195km 달리기”라는 극단적 단순함에서 여느 드라마 못지않은 기승전결의 감동이 연출된다. 그래서 달리기에 미친다.
자연의 도전에 응전하며 진화를 거듭해온 타 생물체와 달리, 인간은 그 특출난 두뇌활동 덕택으로 과학과 문명을 발전시켜 왔을지언정 싱싱한 동물적 건강함을 잃어 버렸다. 모든 생물은 회귀의 본능을 갖고 있다. 수구초심이라 했던가.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리듬은 어머니 자궁에서 습득된 맥박이며, 가장 편안한 자세는 태아 시기의 웅크림이다. 귀국, 귀향, 귀성, 귀가, 귀로, 하나같이 인간의 회귀본능을 자극하여 편안함과 설렘을 느끼게 하는 어휘이다. 마라톤은 달리기가 생활의 기본이었던 시절, 심장과 뼈대와 근육이 생존의 바탕이었던 시절, 자연과 사람이 분리되지 않았던 먼 옛날 원시 시절의 살아가는 모습이다. 마라톤이 인류가 태동하던 시기로의 회귀본능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 달린다. 달리면서 러너스하이의 희열을 맛본다. 잃어버린 동물적 싱싱함을 맛본다.
25km를 지나며 강 건너 터널을 통과하는 주자들의 함성소리가 들려 온다. 멀리 춘천댐이 높직하게 버텨 있고 댐으로 오르는 오르막길에는 앞서 간 주자들이 적의 성을 공격하는 병사처럼 달라붙어 있다. 고비다. 조금 속도를 늦추어 오르막을 달리기 위한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제 오르막이다. 20m앞 동호회 회장님의 남양군도 일본군 모자가 눈에 들어온다. 어제도 그제도 술과 함께 했다고 했는데 많이 오셨다. 술과 달리기 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물으면 뭐라고 하실까? 따라 잡자. 오르막길 머리를 숙이고 하나 - 둘 - 하나 - 둘, 다른 주자들의 신발들이 차례 차례 뒤로 지나간다. 다 올라왔나? 고개 들어보니 회장님이 안 보인다. 뒤돌아보니 30m 아래에서 난간을 부여잡고 있다. 약주 좀 줄이시길!
성을 정복한 병사처럼 의기양양하게 춘천댐을 지난다. 차량 운행을 위해 한쪽 차선으로 안내하는 경찰관의 손놀림이 바쁘다. 그는 오늘 당번일까 비번일까, 당번이면 업무중이고 비번이면 자원봉사다. 어쨌든 오늘을 위해 수고하는 그의 앞날에도 영광이 함께 하길!
26km를 지나며 내리막길이다. 속도를 낼까 말까. 참자. 아직 한번도 달려보지 않은 30km 이후의 거리가 남아 있다. 주변의 주자들이 빨라진다. 옆의 주자와 충돌을 피하고자 살짝 오른쪽으로 비켜 서는 순간, 쥐! 예고 없이 찾아와 오른쪽 장딴지를 스쳐 지나간다. 발가락을 최대한 쳐들고 힘을 줄인다. 속도를 최대한 늦추어 아장아장 달린다.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래도 계속 신경이 오른쪽 장딴지에 고정되어 있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 아직 남은 거리가 만만치 않은데.
30km 급수대를 앞두고 파스 냄새 진동한다. 마지막 파워젤을 뜯는다. 물도 다섯컵이나 마신다. 이제부터는 연습으로라도 한번도 달려보지 않은 거리다. 스트래칭이라도 하고 가야하나? 스트래칭을 하면 쥐가 다시 올 것 같다. 그냥 가자. 봉사하는 학생들의 “완주하세요”라는 응원이 귀에 들어와 박힌다.
주변의 풍경이 도시로 바뀌면서 박수치고 격려하는 시민이 늘어난다. 멋있게 달려야 할텐데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고 두 다리가 무거워진다. 1개소대의 장병들이 연도에 늘어서 하이파이브를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그들의 손바닥과 부딪히며 에너지를 충전한다. 응원! 참가자와 관객간의 이 에너지의 전이는 물리학의 법칙을 넘어선다. 분명 주변의 환호와 격려는 힘을 솟게 한다. 그 응원의 힘으로 또 달린다.
저만치 동호회원 한명이 달리고 있다. 이상하다. 분명 마라톤 경력도 많고 기록도 좋고 앞그룹에서 출발했는데, 옆으로 붙어 “힘”을 외쳐본다. 허벅지에 쥐가 나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단다. 35km 급수대까지 나란히 붙어서 하나 – 둘 – 하나 - 둘 보폭을 맞추며, 많은 주자들을 제친다. 이것 너무 빠른 것 아닌가? 35km 급수대를 만나 벌컥벌컥 음료를 들이키며 처음으로 오버페이스라 느낀다. 아직 7km가 넘게 남았는데. 스프레이라도 뿌리고 갈까? 지금까지 참았는데 그냥 가자.
이제 걷는 사람이 더 많다. 그래도 나는 달린다. 시원스런 소양2교의 다리를 지난다. 37km를 지나며 갑자기 도로가 넓어진다. 앗! 직선주로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맥이 풀리며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느낌이다.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신나는 북소리 응원도 잠시의 고통을 줄여줄 뿐 고갈된 체력을 회복시키지 못한다. 방울토마토를 한 손 가득 움켜 쥐고 한 알 한 알 먹으며 달린다. 분명 달리건만 옆에서 걷은 사람과 속도 차이가 별반 없다. 완주가 목표다라고 했지만 그래도 은근히 기대했던 기록의 페이스메이커 풍선이 바람처럼 나타났다 야속하게 멀어진다. 엠블렌스 두대가 공습 경보 같은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간다. 욕심내지 말라는 경고다.
연도의 시민들이 “다왔어요” 외친다. “다왔다”? 완료형이 분명하건만 내 앞에는 지나온 거리보다 더 먼 거리감이 남아 있다. 그래도 달려야 한다. 집에 남겨두고 온 식구들을 떠올린다. 형제들이 많은 관계로 물질적 풍요를 느끼지 못하는 세 명의 아들 녀석들 얼굴이 차례로 스쳐 지나간다. 이들을 키우느라 학처럼 여윈 집사람의 얼굴도 떠오른다. 나의 존재의 이유, 그들의 아빠이며 남편에게 성숙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손색이 없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주소서! 아빠이며 남편이 늘 존경스럽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소서!
40km 마지막 급수대를 지난다. 진짜 마지막인가? 또 하나의 페이스메이크 풍선이 한 무리의 힘이 남은 주자들을 끌고 멀어진다. 이젠 몸 안의 에너지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달려온 관성으로 그저 이동하는 것이다. 고통스럽다. 고통! 이 의미 있는 내 인생의 시나리오에 어찌 고통과 시련이 없을소냐. 이 또한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위한 소중한 소품이 아니던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즐기자.
눈에 익은 사거리가 시야에 들어오며 꽹과리 소리 드높다. 다시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그래 진짜 마지막이다. 운동장 입구 동호회 회원들이 바리케이트를 타고 올라 이름을 연호한다. 갑자기 에너지가 충천된다. 고맙다. 그들의 삶에도 늘 행복함만 가득하길!
운동장의 직4문을 들어선다. 4시간 여전 기대와 걱정으로 출발을 기다렸던 트랙을 돌아 드디어 Finish라인을 끊는다. 오늘 여기를 1등으로 통과한 선수나 나를 포함하여 이 라인을 통과한 모든 달림이들이나 모두 모두 승리자다.
오늘 지금껏 살아오며 몇 안되는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하루를 나는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환상적인 주로, 이 잔치를 위해 봉사하고 응원한 모든 사람, 달리기를 사랑하도록 도와준 동호회의 회원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의 토대가 된 가족들과 함께.
輝
숯내 힘!!!
첫 풀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아버지로...남편으로...가장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분께
응원의 박수와 함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역시 김용휘님!
숯내에 또 한분의 보배가 있었네,
첫 풀 도전에서 고통의 즐거움을 알았군요
그대에게 정녕 진정한 달림이가 되었음을 축하합니다.
완주기 또한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님을 인도한 이가 기뿜에 겨운 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공부잘 하는 아들을 키우느라 학처럼 여윈 지산이 어머니에게
남편을 빼앗아 가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 잘했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어느쪽에 동의하실 건가요? 후자이겠지 자문해 봅니다.
지산이 엄마! 자랑스러운 용휘님과 함께 달려보시지 않을래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님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부디 오래 오래 행복하세요
마라톤을 하는 인구 수가 얼마나 될까요?
그냥 달리기 하거나 걷는 사람은 많아도
진정한 마라톤(42.165km)을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걸로 생각됩니다.
김용휘님!
마라톤 완주 축하 합니다.
그리고 완주 후기를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달리면서 보고 느낀 내용들이 한편의 서사시 같습니다.
첫 완주한 날 영원히 기억하시고 달릴 수 있는
그 날까지 고통을 즐기며 행복한 즐달하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평택항마라톤에서도 멋진모습으로 달리시더니만....
후기를 읽으면서... 춘천마라톤 같이 뛴 느낌입니다.
풀코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말미에 필화님의 사진이 나와서 필화님의 완주후기로 착각할뻔했네요.
아마 필화님이 마지막 반전을 노린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김용휘 님께서 춘천마라톤을 완주하시고 춘천마라톤 싸이트에 올린
글을 퍼왔습니다
숯내마라톤 교실 같은 동기로서
김용휘 님이
넘 자랑스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