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성행 관광버스

고성대회가 좋다고 덜렁 신청했는데, 내려갈 일이 고민.

식구들과 같이 여행삼아 가기로 했었는데 일기예보상
눈이 오고 춥다기에 더 걱정. 다행히 안성마라톤클럽에서
버스 대절했는데, 같이 갈 수 있다고 통보가 왔었습니다.

휴대폰 모닝콜은 새벽 3시반인데, 3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아침을 어찌할까 생각하다가
마누라 몰래 조용히 주방에 가서 사리곰탕면에 계란 하나
넣고 보글보글 끓이고, 냉장고 반찬이랑 전기밥통에
밥을 좀 퍼 놓으니 제법 그럴듯한 조반상.

새벽에 어떻게 밥이 넘어가냐구요?
저는 아침만큼은 철저히 챙겨먹는 타입이기에.
아무리 꼭두새벽이라도 게걸스럽게(?) 먹습니다.

:::::: 중간 생략 ::::::::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6시에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한 10분 쉬었고,
7시에 산청휴게소(이름이 맞는것도 같고 아리송)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각 곳에서 온 마라톤 하러 가는 사람들이
이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식권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고,
어떤 마라톤 클럽은 큰 양푼이에 싸온 국과 밥을
휴게소 식당 구석에서 배식하기도 했었습니다.

안성마라톤에서는 준비해 온 떡과 김밥을 나누어주었고,
대부분 적당한 국밥이나 칼국수를 사서 아침 요기를
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배가 빵빵하여서 떡만 우적우적
먹었습니다.

 

(2) 해안가를 달리는 풀코스 주로

역시 이름이 있어서 그런지 참가 인원이 많았습니다.
화장실마다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1인당 2분을 잡아도 어휴 2-30분 족히 기다려야 하길래,

멀리 가서 용무를 보기로 하고, 항공고등학교로 뛰었는데,
건물은 꼭꼭 잠겨있고, 다행히 2개짜리 간이 화장실에
아줌마가 혼자서 기다리기에 빨리 무난히 해결.
옆칸에서 용을 쓰니 간이 화장실이
흔들거려서 일보다가 웃음이 나왔습니다.
용무를 마치고 간이화장실 계단을 내려오면서 보니
5-6명이 탑승(?)을 기다렸습니다.

:::::: 중간 생략 ::::::::

날씨는 예상을 깨고, 따뜻한 봄날씨 같았습니다.
긴타이즈와 긴팔이 너무 덥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고,
바쁘다 보니,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지 못한게 후회되었습니다.

:::::: 중간 생략 ::::::::

3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를 쫄래쫄래 따라갔는데,
오름막에서도 똑같이 빠른속도를 내고 가니 좀 버거웠습니다.
마음속엔 기록단축과 무리하지말라는 두 신호가 작용했습니다.
결국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제 페이스에 맞추었습니다.

:::::: 중간 생략 ::::::::

피니쉬라인에 통과하면서 시계를 보니 3시간 51분이었습니다.
그런대로  만족했습니다. 지난 중앙 3분 밖에 단축을 못했네요. 

 

(3) 먹거리와 노래방


:::::: 중간 생략 ::::::::

우리를 태우고 온 관광버스는  "별장횟집"에
하차를 했습니다. 고성읍 신월리...조용하고 한적 바닷가 마을...
찌개다시나 반찬은 부실했지만, 넉넉하고 싱싱한 회는
큰접시 그득그득 담겨져 나왔습니다.
슬슬 소주와 맥주로 몸을 또 다시 달구기 시작했습니다.

안진순 형님께서 격려 전화를 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돌아오는 버스속에서 하려고 했는데.
소음이 너무커서 전화가 힘들었습니다.

관광버스 안은 이제 화려한 노래방으로 변신했고,
드디어 3시간짜리 광란의 밤이 시작되었습니다.
관광버스 맨뒤 4좌석은 테이블이 있었고 마주 보게 해 놓았기에
대화를 나누며, 음주를 하기에는 적당한 장소인 것 같았습니다.

안성톨게이트에 도착하니 거의 밤9시.
즐겨보는 연개소문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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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
안성마라톤클럽에 김모씨는 sub-3를 했다고
다들 축하를 했는데, 나중에 휴대폰으로
날라온 기록은 3시간 0분 1초 24.
주위에서 축하가 위로로 바뀌었습니다.
오늘 대회 기록을 보니 무려7초나 앞선
sub-3(2:59:53.24)

에피소드(2)
안성마라톤클럽에 꽤 잘뛰는 전모 주부님은
(풀코스 기록 3시간 25분)
풀코스를 뛰다가 도저히 컨디션이 맞지 않아서
9km지점에서 턴을해서 돌아오는 중에
하프코스 1등인줄 착각하고,
촬영카메라가 계속 따라왔고, 주로에 응원하는
사람들이 아줌마 1등이라면서 응원을해서
아주 곤란한 입장에 빠졌다고 하네요.
운동장 정문 앞에서 유유히 큰길로 벗어나니
많은 관람객이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