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용휘님, / 사진 : 임은택님


2.22 토달 스케치

지난 주 겨울답지않음을 투정했더니 이번주 겨울이 한파와 함박눈으로 성질을 제대로 보여주더군요. 오늘도 찬 바람이 제법 매섭습니다.

창고에 도착하니 오늘의 자봉이신 임은택님과 총무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총무님이 창고 열쇠를 안가져왔다는데 아차 저도 열쇠를 놓고 왔습니다. 다행히 열쇠를 지닌 훈련팀장께서 바로 도착하십니다.

이것저것 챙겨서 광평교로 이동, 텐트를 치고 좌판을 펼치는데, 자봉께서 너무 많은 것을 준비했습니다. 회원님들이 따라하면 아니되겠기에 물품 리스트는 생략합니다. 임은택님 경고 1회입니다. 준비물 중에 제법 값 나가는 고급 파워젤도 있었는데 제가 1개 꼬불쳤습니다.

코로나로 활동들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달리기에 대한 열정으로 무장한 열혈 회원님들 한분두분 모여드십니다. 아무래도 얘기의 주제가 온통 코로나입니다. 아무쪼록 빨리 진정되길 바랄 뿐입니다.

스트레칭하고, 힘 외치고, 단체사진으로 출석부 남기고, 오늘 예고한대로 장거리 3시간주 계획으로 탄천 주로를 달려 나갑니다. 저는 왼발의 통증이 가시질않아 오늘은 아예 걷기로 작정하고 외투까지 걸친 채 출발합니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듭니다. 오락가락 가랑비가 흩날립니다. 빠르게 걷다 느리게 뛰다를 반복해봅니다만 아무래도 뛰는 것은 무리인 듯 합니다. 계속 걷습니다.

걷다 보니 뛸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탄천에 하수관, 상수관, 송수관(하수 상수외에 어떤 물을 공급하는 걸까요) 표시, 가스관 매설 표시 등등, 그런데 도무지 그 뜻을 알 수 없는 '차집관거맨홀'을 주의하라는 팻말이 종종 나타납니다. 차집관거? 무슨 뜻인가요?
동방삭과 관련한 탄천의 유래에 대한 안내판이 보이는데, 조금 더 지나니 정설과 전설, 두개의 탄천의 유래를 알리는 서울특별시장, 강남구청장의 공식 안내판도 보입니다.

양재천 주로에는 거리 표시가 등룡문기점 000m로 되어 있어 등룡문이 어딘가 궁금했었는데 이 등룡문이 좀 거창하게 양재천 합수부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열수송관 공사를 피해 양재천 둑방길로 올라서는데 뭔가가 우수수 떨어집니다. 자세히 보니 눈입니다. 햇살이 띄엄띄엄 비치는데 꽃가루 날리듯 눈이 날라다니니 조금은 생소한 풍경입니다.

영동5교에 이르니 양재천을 한바퀴 돈 황오연님의 힘 찬 모습이 보이고 뒤이어 문광신님도 보입니다. 걷는데도 통증이 느껴집니다. 이쯤에서 돌아서야겠습니다. 영동6교에서 양재천 2바퀴를 위해 U턴한 황오연님과 마주칩니다. 사진 한장 찰칵, 등용문에서 U턴한 박태희님도 지나갑니다. 또 한장 찰칵.(이 사진들은 화면이 흔들려서 그냥 폐기했습니다)

광평교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데 뒤에서 정유진님과 서종운님께서 달려오십니다. 정유진님 먼저 보내고 종아리 부분이 좋지않은 서종운님은 저와 동행합니다. 경험이 많은(?) 서종운님의 부상과 치료, 예방 훈련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걸어오는데 박영진님, 이수홍님, 신희경님이 격려하며 앞질러 갑니다. 천천히 뛰는 것 같아도 걷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1키로 남짓 앞둔 지점, 뒤에서 달려오던 문광신님도 발목 통증을 핑계로 걷기에 동참합니다. 임원진은 부상병동.

늦게 합류한 김성수님께서 특유의 날렵한 자세로 달려와서는 바람같이 지나갑니다. 도착할 즈음 자봉이 사진을 찍으러 마중나온 모습이 멀리 눈에 들어옵니다. 이때부터 잽싸게 달리기 모드로 변신, 2시간의 긴 걷기 짧은 달리기를 마칩니다.

양재천을 두바퀴 돌아 27km 를 달리신 황오연님, 박태희님 골인하시고, 아주 안정되고 가벼운 자세로 박경희님 들어오십니다. 3시간주를 꿋꿋이 수행하시는 성실주자들을 기다리는 사이, 자봉께서 준비하신 사발면과 모과차로 세찬 바람에 뚝뚝 떨어지는 체온을 녹입니다.

양재천 한바퀴 돌고 한강합수부로 재진행하여 3시간주를 꽉 채운 박기원님 골인과 함께 장거리주의 토달을 마무리합니다.

청소하고, 정리하고, 창고에 넣고, 막걸리가 여전히 고픈 몇분께서는 추가의 행복을 찾아가고, 몇분은 그냥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2월 세번째 토달, 김명택님, 전규남님, 박태희님, 정재욱님, 정유진님, 김재학님, 서종운님, 박기원님, 문광신님, 김성수님, 황오연님, 신희경님, 박경희님, 오정택님, 임은택님, 이수홍님, 박영진님, 김용휘 모두 18분이 참가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려의 소리가 많습니다. 모임과 행사가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는 상황에서 토달의 진행 여부에 대해 의견을 모아봐야겠습니다. 혹시 토달이 잠정 중지되더라도 개인 훈련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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