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하기전에 긴가민가 했습니다. 이런 날씨에 토달을 강행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혹시 강행했다가 누군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그러나 올해 처음 시작할때 부터 추우나 더우나, 비가오나 눈이오나

단 1명이 나와도 토달은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차라

무작정 go를 외치며 '핫팩 12개'를 챙겨 광평교로 향했습니다

 

예상했던대로 광평교는 시베리아 한복판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세찬 바람이 몰아쳐 텐트를 치는데도 애를 먹였고, 강추위에 위축된 회원님들은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내고 텐트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커피 마시기에 바빴습니다.

서울기온 영하 10도라는데 광평교는 체감온도가 영하 25도를 훨씬 넘은 것 같았습니다

 

추운 와중에도 권숙자 부회장님이 사온  '흑미 찐빵'을 나눠 먹었는데 정말 달콤했습니다

달달한 커피와 함께 흑미찐빵을 먹으니 속이 훈훈해 집니다. 박승곤 훈련팀장님 구령에 맞춰

다소 단축된 스트레칭을 한후 한강바람을 피해 양재천 코스를 뛰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자봉 김창식님을 남겨둔채 김용휘님, 권숙자님 김미선님, 이경옥님, 정재욱님, 최혜영님, 송원국님,

박태희님, 전경자님, 정유진님, 전석주님, 박승곤 팀장님과 저 김재학 등 13명이 세찬 바람을

뚫고 전진합니다.

 

모두들 털모자에 버프까지 완전무장하니 알카에다 전사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빨리 몸을 녹이려고 6분 10초에서 6분대로 초반 페이스가 점점 빨라집니다

 

양재천 합수부에서 박승곤 팀장님과 저는 21km를 하기로 작정하여 먼저 뛰쳐 나가고

나머지 그룹은 영동1교에서 턴하는 16km 거리주를 하기로 했습니다

 

탄천이나 양재천 주로엔 거의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그 많던 자전차족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간간이 산보나온 사람들이 "재네들 추운데 왜 저러냐?"하는 애처로운 눈길로 쳐다보는 외에는...

 

박 팀장님과 5분 10~20초대 페이스로 하프주를 마치고 광평교에 돌아오니 김창식 자봉님이

텐트를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강풍에 테이블이 넘어갔고,

텐트마저 날아갈 것 같아 바람이 통하게 지퍼를 열어놓고 필사적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도 준비해온 오뎅을 끓여서 골인한 회원님들께 봉사하니 정말 눈물겹기만 했습니다

뛸 땐 몰랐는데 도착하니까 손끝에 마비가 와서 부랴부랴 철수를 하고 순대국집으로 향했습니다

자봉 김창식님께서 오랜만에 광평교에 왔다고 뒷풀이 비용을 쏘셔서 언몸이 금방 따듯해 졌습니다

 

지난해 이용우님을 시작으로 이광희 형님, 김용휘님, 김창식님으로 이어지는 먼저 쏘기

퍼레이드에 지금껏 숯내가 굳건히 지켜온 '뒷풀이 1/N 원칙'이 무너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이 시작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의 마지막 주를 맞게 됐습니다

강추위에 건강 챙기시면서 광교산~청계산 종주 장거리 산행을 하는 다음 토달(1월30일)에

맑은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숯내~~~힘 !!!